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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화당(宣化堂, 국보급 제109호)
선화당(宣化堂, 국보급 제109호)
함경남도 함흥시 동흥산구역에 있는 옛 건물. 선화당은 동흥산을 등지고 남쪽으로 향하고 있다. 조선시대에 함경도관찰사(감사)가 행정사무를 보던 지방관청건물이다. 선화당에는 지금 기본건물인 선화당과 부속건물인 징청각이 남아있다.
함경도관찰사의 본영이 있었던 함흥은 옛날부터 국방상 우리나라 동북부의 중요한 고장이었다. 고려 왕실은 1107년에 이곳에서 여진족을 몰아내고 다음해에 함주대도호부를 설치하였다. 이 시기에는 함주에서 공험진에 이르는 국방의 요새에 9성도 쌓았다. 그 후 함주대도호부는 폐지되었다가 1369년에 함주목으로 승격되었다. 1413년에는 지금의 함경도를 영길도로 부르다가 1416년에 함주를 함흥부로 승격시키면서 여기에 관찰사본영(감영이라고도 불렀다)을 두고 영길도를 함길도로 고쳐 불렀다.
그 후 조선 왕실은 1467년 함경도농민전쟁을 구실삼아 1470년 함흥부를 군으로 낮추고 관찰사본영도 영흥부(오늘의 금야군)로 옮겨가면서 함길도라는 이름을 영안도로 바꾸었다. 얼마 후 1498년에 함흥을 다시 부로 승격시키면서 관찰사본영을 함흥부로 옮겼다. 이때 영안도의 이름을 함경도로 고쳤다. 그리하여 선화당은 함경도관찰사본영으로 남게 되었다.
선화당은 1416년에 함흥을 함흥부로 승격시키고 관찰사본영을 여기에 두었을 때 그 관청 건물로 세운 것이다. 지금의 건물은 1710년에 큰 보수를 거쳐 1764년에 다시 세운 건물이다. 선화당은 앞면 8칸(23.2m), 옆면 4칸(11.7m)이며 다듬은 돌을 층층으로 쌓아올린 밑단 위에 4각형 주춧돌(높이 60cm)을 놓고 밖으로 돌아가면서 24개의 흘림기둥을 세운 큰 건물이다. 두공은 3익공 외목도리식이고 겹처마의 합각형식인 지붕의 용마루, 박공마루, 추녀마루, 지붕면 등은 모두 아름다운 휘임선을 이루고 있다. 선화당에서 주목을 끄는 것은 화반의 생김새이다. 기둥과 기둥사이마다 액방 위에는 꽃무늬를 새긴 길이 1.3m, 높이 0.5m의 큰 화반을 놓았다. 화반들은 선이 굵고 생동하여 그 빛깔이 또한 다채롭다.
이밖에 ‘라치’가 넓은 아가리에 커다란 물고기를 가로 물고 있는 것을 형상한 화반도 있다. 화반과 제공, 보머리 등은 모두 조선시대 나무조각술의 높은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건물에는 모루단청을 입혀 아름답게 단장하였다. 건물 안에는 앞뒤로 7개씩의 네모기둥이 줄지어 서있다. 매 칸마다 문을 달아 둘러막게 되어있다. 문짝들은 때에 따라 위로 쳐들어 매어달면 그 안이 넓은 대청마루로 되게 만든 것이다. 관찰사가 늘 살던 방은 서쪽에 꾸려져있으며 거기에는 고미다락도 있다. 건물 안은 소란반자를 하여 화려하게 꾸몄다. 선화당은 전반적으로 규모가 크면서도 잘 짜여진 건물이다. 앞에 아득히 펼쳐진 함주벌을 끼고 있는 선화당은 함흥 10경의 하나로 손꼽힌다고 한다.
선화당에는 본래 부속건물들이 있었다. 선화당으로 들어서려면 감영의 정문인 2층다락문―포정루와 안삼문을 거쳐야 했다.선화당은 그 마당 안에 남향하여 들어앉아있다. 선화당 앞면 좌우에는 하급관리들이 일을 보던 영리청과 비장청이 마주 서있었다. 선화당 뒤쪽에는 문을 하나 사이에 두고 안채가 있었다.
그밖에도 백성들에게서 약탈한 지방특산물을 임금에게 진상하는 일을 맡아보던 진상청, 세무를 보던 도리청, 관찰사의 음식과 의복을 준비하던 영고청, 관찰사의 건강을 위한 약재를 마련하던 심약청 등이 모두 한 채씩 차지하고 있었다. 이것은 관찰사본영의 규모가 아주 컸으며 관찰사의 생활이 극도로 호사스럽고 사치스러웠다는 것을 보여준다. 함흥선화당은 조선시대 관청건물의 짜임새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유적이며 우리 인민의 투쟁의 역사, 창조의 역사를 보여주는 가치 있는 민족문화유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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