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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해 및 통일신라시대의 농사풍습은 전 시기의 내용을 기본적으로 계승하면서 가일층 풍부화되었다. 전 시기의 세 나라 대신 두 개의 큰 동족국가가 병존하게 되면서 세 나라 사람들의 큰 유동과 연합이 진행되었으며 이 과정에 농사 기술과 경험이 활발하게 교류되어 농업생산도 더한층 장성하고 농사풍습도 보다 풍부해지고 발전하였다.
① 농기구의 개선
발해 및 통일신라시대의 농기구들은 전 시기에 비하여 훨씬 발전하였다. 최근에 발해유적에서 알려진 유물들은 당시의 농기구들이 조선 말기의 것과 거의 같았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함경남도 신포시 오매리 절골1호 발해건축터에서는 주물품으로 된 쇠보습이 나왔다. 이 보습은 날과 볏으로 되어 있으며 날은 삼각형의 예리한 형태를 띠고 있고 날의 밑면은 앞으로 잘 미끄러지도록 휘어들었다. 보습날의 뒷면에는 나무술을 고정시킬 수 있도록 직경 4cm 정도의 구멍이 뚫려있다. 쇠보습의 길이는 42cm, 너비는 33cm나 되는 매우 큰 것이다. 이 보습은 근래까지 함경도지방에서 쓰던 가대기의 보습과 형태상으로나 크기에서 유사한 것이다.
함경남도 북청군 청해토성 안의 발해시기 집터 유적에서는 쇠낫, 쇠삽, 쇠작두 등이 나왔으며 신포시 오매리 금산의 발해 건축터에서는 수레굴통과 방아확 유물들이 나왔다. 발해유적들에서 발굴된 여러 가지 농기구들은 형태상으로나 성능으로 보아 삼국시대의 것들에 비하여 훨씬 발전된 것이었다. 발해유적들에서 훨씬 발달된 갈이도구, 수확농기구, 운반농기구, 도정농기구 등 유물들이 나타난 것을 이 시기에 이르러 농기구들이 가일층 완비되었으며 농기구의 사용풍습도 보다 풍부화 되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② 오곡재배풍습의 발전
발해는 고구려시기에 비하여 동북부로 영토를 확대하였다. 발해는 기후가 춥고 산악이 많은 지역을 차지하고 있었으나 전 시기와 다름없이 벼와 콩 그리고 조, 기장, 밀 등도 많이 재배하였다. 『당서』 ‘발해전’은 발해의 특산물을 들면서 책성(동경 용원부)의 메주, 노성(중경 현덕부)의 벼가 유명하다고 전하고 있다. 책성의 메주가 유명했다는 것은 이 일대를 중심으로 콩농사를 많이 하고 있었다는 말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유명한 메주의 원재료로 된 콩은 후세에 만주콩으로 널리 알려진 백태였을 것이다. 벼의 산지로 알려진 중경 현덕부(돈화)에 속해 있던 노성은 무단강, 쑹화강 유역, 길림일대를 포괄하고 있던 고을이었다.
이 고을에 속한 화전일대는 비옥한 내륙분지로서 오늘도 중국 동북지방에서는 이름있는 벼산지로 널리 알려져 있다. 『북사』의 ‘물길전’에는 이곳에서 조, 밀, 기장 등이 난다고 씌어 있다. 물길은 곧 말갈을 의미하며 말갈은 발해의 판도안에 살던 종족이었다. 이 자료들이 보여주는 것처럼 발해에서는 오곡을 널리 재배하는 풍습이 상당히 성행하였다.
통일신라에서도 오곡을 많이 재배하는데 따라 그와 관련한 농사풍습이 더욱 공고화 되어 갔다. 716년 3월 통일신라의 성덕왕은 성정왕후를 왕궁에서 내보낼 때 그에게 벼 1만섬을 주었으며 786년에 흉년이 들었을 때에도 창고에는 수많은 좁쌀이 있었다. 이 자료들은 통일신라에서 벼나 조를 비롯한 오곡을 널리 재배하여 그것을 조세로 수탈하여 많이 저축하고 있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통일신라에서는 벼를 많이 재배하였으므로 그 과정에 다수확 품종을 길러내는 관습도 확립되었다. 697년 7월 완산주(전주)에서 ‘상서로운 벼’이삭을 바쳤는데 그것은 두 줄기의 벼이삭이 맞붙어서 하나로 된 것이었다. 발해 및 통일신라시대 오곡이 널리 재배되고 알곡소출량이 늘어났으며 다수확품종들이 발견되었다는 것은 오곡재배풍습이 가일층 성행해진 뚜렷한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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