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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는 일정한 거리까지 뛰어 선후차를 겨루는 놀이다. 이 놀이는 사람들이 생산활동을 시작한 때로부터 오늘까지 계속된 가장 초보적이고 기초적인 운동이다. 원시인들의 생산활동은 채집과 사냥이 기본이었다. 그 가운데서 사냥은 달리기가 동반되지 않으면 안되는 부문이다. 계속되는 생산활동은 달리기의 일정한 숙련을 요구하게 되었다. 그러므로 달리기와 같은 놀이는 원시시대부터 있었다고 보인다.
삼국시대 특히 고구려에서는 걷기와 달리기가 보다 발전하였다. 고구려사람들은 어려서부터 걷기와 달리기를 즐겨 배웠으므로 일상생활의 동작도 빨랐다.★
고려시대에는 달리기와 함께 뜀뛰기 즉 도약운동도 있었다. 13세기말～14세기초 사람인 한희유는 나이가 퍽 많았으나 언제나 활과 화살, 투구와 갑옷을 손질해 두고 있었으며 긴창던지기 연습을 하고 달리기, 뛰기도 계속하였다. 늙어서도 달리기와 뛰기를 잘하였다는 것은 젊어서 그 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고 많이 하였다는 것을 말해준다.
조선시대에는 구체적인 규정에 기초하여 달리기를 하였던 것이다. 첫째는 일정한 거리를 달리는 것이다. 1445년에 보병, 갑사, 의장병, 방패군 60명과 자원하여온 사람들을 모두 참가시켜 300보(360m)를 달리게 하였다. 이것은 가장 평범한 경기로서 아무런 장구도 휴대하지 않고 빨리 달리는 것을 겨루게 한 것이었다. 360m를 달리는 경기를 한 것을 보면 단거리와 장거리는 잘하지 않고 중거리달리기를 위주로 하였다고 할 수 있다.
둘째는 장구를 갖추고 일정한 거리를 달리는 것이다. 이 달리기경기는 갑사선발에서 진행하였는데 갑옷과 투구차림에 활과 화살을 멘 채 300보를 빨리 달려가는 방법으로 하였다. 이것은 맨몸으로 달리기를 하는 것과 달리 실전의 분위기에서 진행한 전투적인 달리기 방법이었다. 전투장구를 갖추고 달리자면 갑옷과 투구를 놀지 않게 하여야 하며 활과 전통도 잔등에 딱 붙도록 져야 했다. 무장장비를 갖추고 하는 달리기는 일상적인 훈련이 없이는 잘 할 수 없는 것이다.
셋째는 구멍이 뚫린 물병을 들고 물이 새는 동안 일정한 거리를 달리는 것이다. 1445년에 처음으로 제정한 규정은 놋쇠로 직경 7치(약 14cm)짜리 둥근 병을 만들어 겉에 두 개의 구멍을 내게 하였다. 윗구멍의 직경은 두푼(0.4cm), 아래구멍의 직경은 3푼(0.6cm)으로 하고 윗구멍에서 병의 윗머리가지는 1자(20cm), 두 구멍사이의 간격은 2치 1푼(4.2cm)으로 하되 주척을 이용하여 만들게 하였다. 거기에 물을 부어 가득 채웠다가 물이 윗구멍까지 줄어들 동안에 270보(324m)를 달린자를 1등(주)으로, 260보(312m)를 달린자를 2등(주)으로, 250보(300m)를 달린자를 3등(주)으로 평가하였다. 얼마동안 적용해 오다가 약 40년 후에는 다시 보다 완성된 규정을 만들었다. 그에 의하면 1445년의 규정보다는 좀 힘이 덜 들게 정하였다. 즉 구리병은 높이 8치 7푼, 직경4치 7푼, 물을 넣을수 있는 양은 8되, 병 아가리로부터 윗물구멍까지 6치 7푼, 물이 나오는 혀모양으로 된 윗부분의 직경은 2푼, 윗물구멍으로부터 아랫물구까지는 1치 3푼, 아랫물구멍의 직경은 2푼 되는 것을 만들었다. 이 병에서 물이 흘러나와서 없어지는 동안 270보를 달리는 것을 달리기시험의 첫째 등급으로, 260보를 달리는 것을 둘째 등급으로, 250보를 달리는 것을 셋째 등급으로 규정하였다.
넷째는 일정한 거리를 달려가 깃발을 뽑아오는 방법이었다. 이 방법은 이미 농기놀이에서 본바와 같다. 이러한 달리기 경기들은 민간에서도 능히 할 수 있는 놀이였다. 구리병에 물을 넣어 들고 달리는 것은 봉건국가에서나 하였다고 할 수 있으나, 나머지 세 가지 경기는 민간에서 하던 놀이를 모방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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